세라핌루트 구시가지3
구시가지5
-이자크
이 폐허에는 많은 책들이 있지만... 모두 파손되었어.
-카지
우음... 아깝네, 예전에 접경도시 도서관은 항상 명소였는데.
흑문이 나타나기 전에, 나도 가끔씩 왔어.
-지휘사
어? 난 카지가 책을 잘 안 읽는 타입인 줄 알았는데
-카지
아하하, 낮잠 잘 수 있는 쇼파가 여러개 있어.
그리고 경치가 아주 좋은 플로어도 있고, 저녁 때 눈뜨면 따뜻한 석양이 보여.
-이자크
도서관에서 낮잠을 잔다고?
이곳에 오면 참 편안한 곳이였겠구나...
-세츠
아, 틀림없이 이자크가 아주 좋아하는 장소일거야.
-지휘사
흑문이 없어지고 난 뒤에 와서 볼래? 도서관도 조만간 다시 열릴거야.
-이자크
난... 흑문이 없어질지...확신못하겠어...내가 정말 올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
-그레이무
앞으로 우리 모두 많은 시간을 가질거야, 이자크.
-이자크
음... 교리에서 말하는 그런 건가?
기나긴 윤회 속에선 죄인이라도 사면받는 날이 올것이다...
그런 날이 온다면, 나도...학교나...도서관에... 갈 수 있어...
-카지
우리가 이 흑문을 없애기만 하면 이자크도 우리와 함께 돌아가서 공부 할 수 있을거야.
공부가 귀찮아도 동아리활동은 재밌어!
-이자크는 눈을 반짝였다.
카지의 입에서 흘러나온 평범한 학교생활은...그에게는 대단한 과욕이였다.
-세츠
윤회라는건, 세상의 모든 날이 "오늘"이라는 것을 의미하지 않아?
미래가 오는걸 기다리는 대신, 지금을 잡아라.
교리를 이렇게 해석해도 문제없다고 생각해~
-이자크
음, 그럼, 이 몬스터들을 빨리 해치우고... 모두와 함께 돌아갈래.
-
-그레이무
...세레스
-세레스
이런, 정말로 오셨네요. 왜 하필 가시밭길을 택하신거죠?
분명히 이자크의 암시가 풀린 후 당신들은 그를 직접 데려갈 수 있었어요.
저는 절대 이 꽃들로 당신들이 떠나는 길을 막지 않았어요.
-세츠
이게 이자크의 소원이니까. 그는 이스카리오를 만나고 싶어해.
길바닥에 까다로운 식물과 몬스터들이 쌓여 있어도... 우리가 그를 데려갈거야.
그리고 이자크가 떠나도 우린 쉽게 물러서지 않을거야, 세레스.
이번엔 너무 심했다고, 네가 민간인이 남아있는 지역에는 절대 나서지 않을 줄 알았는데.
아니면, 이곳의 구조는, 이스카리오의 요구인가?
-세레스
...이스카리오경은 제가 바라보는 꽃 중 하나일 뿐이에요.
그는 자유롭게 자랄 권리가 있고, 저는... 그의 길에 간섭하지 않았어요.
-그레이무
하지만 너도 그를 도와주지 말았어야 했어.
-처형인은 게이볼그 창을 들고 미간을 찌푸렸지만 여전히 주저하지 않고 옛 동료를 겨누었다.
-그레이무
일단 이스카리오의 행동이 교회에 불순하다는걸 알게되면
교황청에 보고하는게 너의 본래의 감시 임무야.
-세레스
꽃의 줄기를 자를 권리가 주어져도 남용하고 싶지 않아요:
그 꽃은 아직 가장 한창일 때 까지 피지 않았고, 그 전에는 배신을 택하고 싶지 않아요.
-세츠
너에게는 교황청에 보고하는 것이 이미 이스카리오를 배신하는 일인건가...
-세레스
하하... 어쩌면 긴 세월동안 저도 본심을 다소 벗어났을지도 몰라요.
아니면, 윤회가 이런 불가사의한 힘을 가진걸까요?
무수한 윤회 속에서... 저는 이번 한 번은 그를 도와보기로 선택을 했을 뿐이에요.
기형적인 식물이라도...저는 그가 도대체 어떤 꽃을 피울지 보고싶어요.
-
-카지
윽... 이 수녀님... 너무 강해...
-세츠
그래... 그레이무와 이자크가 없었다면, 우리는 이 고비를 넘기지 못했을거야.
-세레스
아... 역시 안되네요. 감시자로서의 세월이 너무 오래되었던 걸까요?
저는 이단처형인을 적대했을 떄의 이런 위압감을 거의 잊은 줄 알았어요.
-그레이무
게이볼그의 창은 동료를 가리키는 것이 아냐.
비겨줘, 세레스.
-꽃등나무는 조용히 우리 앞에서 갈라졌다.
패배한 세레스는 꽃잎이 낮게 드리워진 듯한 푸른 방울 꽃 같이 제자리에 앉았다.
그녀는 더 이상 우리를 막으려고 하지 않고, 그저 웃으며 중얼거렸다.
-세레스
아마 지켜보는 시간이 너무 오래돼서 그런 착각을 한 것 같아요...
분명 한낱 후견인일 뿐인데, "누나"라는 착각이 들더군요...
그렇지만 저만 그런건 아닌 것 같아요,
긴 시간 속에 자신도 모르게 목표 대상에게 임무 필요 외의 친근감을 느꼈죠?
-그레이무
...
-세레스
하하, 역시 지금의 당신은 이 질문에 대답하기 힘들군요.
당신도 흔들리고 있겠죠...
감정에 순응해 "믿음"을 따라야 할 것인가, 아니면 명령 받은 것 처럼 과감한 "처형"이 될 것인가.
-그레이무
이건... 우리 사이의 문제야.
설령 내가 결정 했다고 해도, 결국 세계를 위협하는 죄가 증명되었다면ㅡㅡ
나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내 손으로 자신의 잘못을 고칠거야.
-세레스
당신의 행동도 훌륭하고, 그 아이도 그렇고, 당신들은 또 어떤 열매를 맺을지 모르겠네요...
=
구시가지6
-구시가지의 빌딩 꼭대기에는, 언제부턴가 제단이 설치되어 있었다.
지금 이 순간 백발의 신관이 웃으면서 오는 사람을 맞이했다.
-이스카리오
좋은 밤입니다, 이자크군.
역시 참회하고 싶은 죄가 있었나요?
당신이 특별히 이 곳에 도착했으니, 틀림없이 저에게 구하고 싶은 답이 있으시겠죠.
-세츠
이자크 뿐만 아니라 우리도 묻고 싶은게 많다고 이스카리오.
-이스카리오
지휘사와 처형인도 왔나... 흠, 세레스는 과연 당신들을 막을 수 없었나 보군요.
-카지
미성년자를 유괴하고 감금하려는걸 보지 못한 척 할 수 없지.
-지휘사
그래, 우리가 경찰에 신고하는걸 조심해!
-이자크
...이스카리오 신관, 내 질문에 대답해 줄건가? 하운드는...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이스카리오
어리석은 어린양이여, 나는 네 혼란을 풀어주고 싶지만,
이 곳의 방해자가... 너무나도 많구나.
참회실은 당신들이 소란을 떨 장소가 아니니까요.
당신들이 가야 할 곳으로 꺼지시죠, 쓰레기들.
-이자크
...!
-세츠
아, 아, 완전 정체가 드러났나...
-카지
이, 이사람...
-얼굴이 반듯하고 티가 없는 신관이 갑자기 거칠고 차가운 말을 내뱉었다.
황금빛 시선도 마치 먼지를 보는 것 처럼 깔보고 있다.
그레이무만 이미 마음의 준비가 된 듯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
-그레이무
모든 사람의 운명이 네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냐, 이스카리오.
난 네가 내 앞에서 이자크를 데려가게 놔두지 않을거야.
-
-이스카리오
쳇... 정말 거추장스러운 놈들이군요.
왜 당신들은 그냥... 순순히 잿더미로 변하지 않는건가요?
-푸른 가시덤불이 우리들을 엄습했다.
-이자크
이스카리오신관! 그들을 해치지 마ㅡㅡ
-이스카리오
이자크여, 너 자신과 하운드의 진실을 알고 싶다면 지금 제게로 오세요.
전 이 사람들을 이 이상 잡지 않을겁니다.
-계속된 싸움으로 모두들 이미 점차 지친 모습이였다.
그에 비해 이스카리오는 마치 워밍업을 막 끝낸 것 처럼 손에 든 장창을 여유롭게 회전시켰다.
-그레이무
이자크, 넘어가지마!
-이스카리오
나는 이것이 당신이 자신과 "하운드" 사이의 진실에 대해 알게 될 마지막 기회라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은 영원히 당신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겠죠.
당신은 영원히... 무지 속에서 재판을 기다리는 고통을 받을 겁니다.
-이자크
...
-이자크의 꾹 다문 입은, "진실"에 저항할 수 없는 것 같았다.
기억의 문을 여는 열쇠는 이스카리오에게서 온 제안이라고 해도 이미 가까이 있었다
ㅡㅡ소년은 강하게 동요했다.
-카지
우리의 약속은 중요하잖아, 이자크!
난 아직... 너에게 학교를 제대로 소개시켜주지 못했어.
-세츠
이자크... 어떤 경우는, 거짓일지라도 살아가는 이유가 될 수 있어.
교활한 어른으로서... 의 경험을 말하자면,
인생이란 모든 은혜와 원한의 갈등을 낱낱히 따질 필요는 없어.
앞으로 나아가는 게 더 중요한거야.
-그레이무
이자크, 나는ㅡㅡ
-이자크
당신이 날 위한다는 걸 알아.
당신은 항상 이런 식이야... 세츠씨도 그렇고, 다른사람들도,
내가 엄청난 골칫거리라는걸 알면서도 계속 돌봐주고 보호해주고 있어...
하지만 날 "보호"하기 위해서... 당신들은 나에게 진실을 영원히 말하지 않을거야, 그렇지?
>...(링크)
>>이른바 진실은...<<
-지휘사
...
-우리는 잠시 침묵에 빠졌다.
이 소년은 상당히 복잡한 운명에 휘말렸고, 나는...
ㅡㅡ그가 진짜 "죄인"이 아니라는걸 안다.
>>돌아와, 이자크. 내가 진실을 말해줄 수 있어.
-이자크
너...
-지휘사
그레이무가 너에게 손을 내밀던 날... 하운드는 이미 없었어!
지금 여기 남아 있는건 바로 너와, 너 자신의 미래야.
-이자크
우리가 만났을 때의 일을 아는거야! 그때, 하운드는ㅡㅡ
-지휘사
응, 알고있어.
그레이무도 사실... 알고있지, 그렇지.
-나는 고개를 돌려 이단처형인을 보았다.
그의 얼굴에도 이해하지 못한 표정이 서려있었고, 나도 내가 어떻게 세세히 말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때 그레이무 역시 이자크를 달래는 것이 우선이였다.
-그레이무
계속 너를 속이려던게 아니야. 이것에 대해선 나도 양심의 가책을 느껴.
다만, 나는 네가 성인이 될 때까지 기다리려고 했는데...
-이자크
그래도 어른이 될 때 까지 기다려야해?!
-세츠
아니아니아니 그레이무의 뜻은 이미 풀렸다는 뜻이야!
-세츠는 서둘러 말참견을 하여 상황을 진정시켰다.
-세츠
네가 우리와 함께 돌아간다면.
-카지
대장이 이런 걸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지휘사를 믿어도 돼.
-이자크
정말, 나에게 말해주는거야...
사실 오래 전에 발견했어... 교회 전체에서 나만 특별하고, 항상 아무것도 모르고, 특히 배려해주고...
그래서 이스카리오신관이 구시가지에 오면 진실을 말해주겠다고 했을때...
난 너희를 속이고, 혼자 왔어...
-소년은 속마음을 털어놓는 동시에, 우리에게 다가왔다.
이스카리오는 더 이상 그가 고려하는 후보자가 아니였다.
-이스카리오
이런이런, 이번엔 오히려 제가 죄인이 된 것 같군요?
-푸른 가시덤불의 끝에서, 이스카리오는 온도가 전혀 없는 웃음을 띠며
이자크가 우리 곁으로 돌아오는 것을 외면했다.
-이스카리오
"하운드"를 잡기위해, 감정패까지 써버렸군요.
하하, 이런 이단처형인, 당신의 동료가 와서 당신을 직접 처형할 것 같군요.
-그레이무
이것은 내 자신의 선택이야.
남들이 생각하는 것과 상관없이... 나는 끝까지 책임지고 지켜봐야해.
-이스카리오
그럼... 정말 마지막까지 볼 수 있는 기회가 있길 바라죠.
안녕히계세요, 젊은 지휘사. 다음에 당신을 볼때...
얌전히 가시덤불의 먹이가 될 수 있나요?
-섬뜩한 말을 남기고 창백한 신관은 이곳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