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년 이벤트 스토리 서주 아득히 먼 여음

아득히 먼 여음

감마

지휘사는 기억력이 길지 않으니까, 백야를 지나 깊이 숨기네~

베타

지휘사는 기억력이 길지 않으니까, 말썽을 일으키다 재난을 부르네~

>......너희들 뭘 부르는거야?

잠꼬대같던 콧노래가 뚝 멈췄다.

소파 자리 너머로 작은 인형 네 개가, 반짝반짝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알파

자기 전 부르는 노래야ㅡㅡ쉿, 아실리아가 낮잠을 자고있어.

베타

다른사람의 꿈을 방해한다면, 심하게 벌을 줄거야.

지휘사

그럼 너희들이 좀 도와줄 수 있어?

베타

안돼~

알파

안돼~

델타

안돼~

감마

안돼에~

지휘사

......그래그래, 알았어.

감마

양관에는 알려지지 않은 비밀이 많아~

열지 않아야할 문을 잘못 열면, 흐릿한 모자이크 물체로 변할 수도 있어~

알파

지휘사를 위협하지 마, 그들의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지~

감마

이런, 너희들 뭘 만지면 좋지 않아, 기어코 그 피아노를 만져야 하는거야.

카지

우와, 정말 미안! 전부 나때문이야, 모두들 그걸 발견하게해서......

프로그램비둘기

실례, 내가 볼게.

정말 망가진건지 아닌지 말하기 어려워.

카지

에에에? 버그를 만나면 자동으로 나오는거야?!

비둘기들이 알지 못하는 새 둘러 싸고, 구구구 소리를 냈다.

인형들이 잇달아 불만스런 표정을 지었다.

베타

불청객, 이건 양관 주인이 가장 좋아하는 피아노야.

프로그램비둘기

서두르지 마. 기지 넘치는 내가 알아차린 것 처럼, 양관에서 시간이 흐르는 속도는 바깥과 같지 않아.

알파

이곳은 신기 그 자체이기 때문이야, 별로 놀라울 것 없어.

프로그램비둘기

신기인 줄은 몰랐지만, 난 이곳이 게임 안과 비슷하다는 걸 알았을 뿐이야ㅡㅡ

우리의 체험은 어떤 「존재」가 우리에게 주는 감각에서 온 건데,

마치 게임 엔진이 장면의 모형 데이터에 근거해 게임 화면을 렌더링하는 것과 같아.

나는 "마침" 바베큐그릴을 보았고, 카지씨는 "마침" 피아노를 보았지,

너희들도 "마침" 나타났고......모든 단계가 정확한 계산 속이야.

알파

첫 반응을 소스 코드에서 찾아본거야?

프로그램 비둘기

만약 양관이 무한에 가까운 연산 능력을 가졌다면,

이론적으로는 현실의 모든 것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었을거야.

우리가 있는 이 공간은,  양관에서 시뮬레이션한 「가상 실체」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

피아노도, 진짜 피아노가 아니고!

베타

훌륭해, 단지 하나, 피아노는 진짜고, 양관도 진짜야.

내가 지금 널 한대 친다면, 너도 HP가 떨어지는 것보다 육체적 피해를 입을거야.

프로그램 비둘기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게임 속에 있는게 아니라고?!

지휘사

그렇게 실망스러워 하는 말투는 어떻게 된거야!

그리고 도대체 왜 그런 억측을 하는건데!

알파

피아노는 양관주인의 소중한 물건인데다가, 자유의 세계에서 온 오래된 악기로,

천상의 음을 낼 수 있고, 환력과 그것에 기대 멀리있는 고향과 연결할 수 있어.

일단 봉인을 깨뜨리면, 이상향과 그것의 관계를 끊는거야.

지휘사

봉인은, 피아노의 금실을 가리키는거야?

알파

으흥.

지휘사

환력으로 버티고 있었으니, 어쩌면 내가 복구를 해볼 수 있을지도......

카지

부탁해, 대장!

피아노에 손을 내밀어, 허공에 있는 환력의 흔적을 느끼려고 애썼다.

얼마 안돼서, 손 안에 평소와 다른 온기가 손바닥에 어렴풋이 전해졌다.

공기 중으로 흩어진 미세한 입자가 공명한 듯,

피아노 위에서 흩어지고, 미세하게 빛나는 금빛 조각이 되기 시작했다.

카지

잘 됐다! 그런데 그 다음엔 그걸 어떻게 모아?

게아노르

내 곡검 하르페가 도움이 될 수 있을거야.

숨을 죽이고 정신을 집중해, 힘껏 금줄을 제자리로 들어올렸다.

점점 피아노 선반 위에 대강의 형상이 모여졌다.

게아노르

몇 토막은 너무 멀리 떨어져있어서, 꼭 칼로 꿰뚫어야겠어.

하지만, 부품의 전동 부분에 있는 매우 민감해.

지휘사, 무리한 부탁이 있네,

비록 봉인은 매우 중요하지만, 나는 이 피아노의 완벽함을 보존하고 싶어.

어쨌든, 이건 일단 귀중한 보물이니까.

>지금이 어느 땐데

>최선을 다할게

>>선택지 무관

곡검의 끝이 바들바들 떨리며 덮개 아래로 들어갔다......

피아노의 가장자리에 닿았을 때, 손 끝에서 타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지휘사

에ㅡㅡ!

프로그램비둘기

너무 위험한 것 같은데! 나 잠행을 신청해도 돼?

에뮤사

안돼요! 이것은 마치 무수한 혈관을 통과해 심장의 한 점을 고르는 것과 같아서, 떨리는 것도 정상이에요.

게아노르

그럼, 맡겨주게.

게아노르는 자신의 사브르를 가볍게 받았다.

그의 민첩하고 온화을 잃지 않는 손가락 밑에서, 룬은 점점 모양을 갖췄다......

이어서, 마치 눈부신 빛 속으로 들어갔다......

거울처럼 푸른 하늘 위에, 마치 확실치 않은 흰 안개가 한 겹 흩날렸다.

게아노르의 야윈 모습이 해수면 위에 홀로 서있었다.

???

너는 내가 기다리던 그 분이 아닌데.

게아노르

모든 사람이 생기발랄한 소년소녀들을 보고싶어하지, 백발의 노인을 보고싶어 하는 사람은 없겠지.

하지만, 그래도 내가 왔어.

너는 대장만이 풀 수 있는 수수께끼를 남겼는데, 그(녀) 와 소통하기 위해서인가?

???

요양한지 오래되어서, 이야기할 사람을 찾은 것 뿐이야......

듣자하니 너희들 내 방에서 음악회를 한다던데, 그 곳이 이렇게 떠들썩해진지 꽤 오래됐군.

나는 너희들에게 작은 "도움"을 주고 싶어,

네가 방금 나의 피아노를 보존하려고 노력한 것에 대한 보답으로.

게아노르

단지 과거의 오래된 물건에 대한 존중에서일 뿐이야.

???

과거의 오래된 물건이라......딱 맞는 묘사군.

시대에 뒤떨어지고, 암담하고, 먼지투성이지.

누가 기억하겠어, 예전에 어떤 곳에, 잠시나마 찬란한 순간이 있었다는 것을?

게아노르

......그 곳은, 카멜롯이라하나?

???

그저 시대의 잔재일 뿐이야. 그 전투는 나의 몸을 파괴했고, 나의 집도 파괴했지.

나는 그 김에 이 곳으로 돌아왔지ㅡㅡ시간을 벗어난 텅 빈 곳에.

카멜롯은 이미 존재하지 않아, 그건 이미 승리자의 문자 기록에서 지워졌으니까.

허공에서 들려오던 어렴풋한 소리가, 갑자기 침묵에 잠겼다.

게아노르

나는 알고있어. 그렇게 오색찬란한 황금시대를, 나도 본 적이 있지.

내가 젊었을 때, 우리는 생활에 부족함이 없었고, 마음껏 문학과 예술에 빠져,

자신이 가장 부유한 사람이라 여기며, 모두들 밝은 미래를 믿어 의심치 않았지......흑문이 다가올 때 까지.

일찍이 나는 왕립 극장에서 공연을 관람한 적이 있어.

그중 한 곡은, 지금도 기억해......

신사는 장갑을 벗어, 공기 중에 소리 없는 선율을 연주했다.

???

......《카멜롯》?

게아노르는 고개를 끄덕였다.

???

네가 시간이 있을 때, 우리집에 와서 피아노를 쳐준다면, 매우 기쁠거야.

게아노르

기회가 있다면, 꼭.

하지만 지금은 그럴때가 아냐ㅡㅡ

???

하하, 혼자서 수십년을 있었는데, 그 사람을 몇 분이나 기다리게 한 것까지 따져봐야하나?

이렇게된거, 나도 더이상 억지로 붙잡지 않지. 가봐ㅡㅡ

카지

대장, 대장?!

휴, 정신이 돌아왔네. 방금 아무리 소리쳐도 반응이 없어서, 깜짝 놀랐어!

프로그램비둘기

그러게, 지휘사 네가 큰 소리로 "대위천룡!"하고 외치고 나서 피아노 옆에서 새매몸 돌리기를 해 720도로 몸을 비틀어 돌리며 날아갔어.

나는 바보같이 보기만 했다구.

(*대위천룡 아래 이미지 참고, 딱히 별 의미는 없는 인터넷 밈)

*새매몸 돌리기 : 무술에서 윗몸을 뒤로 젖히며 몸을 돌리는 동작)

>절대 그럴리 없어

>죽을 순 있지만 기절할 순 없지

>>선택지 무관

카지

네가 정신을 잃었을 때, 게아노르씨가 이미 부품 안에서 금실을 찾아냈어.

일부 봉인은 다른 곳에 흩어져있긴 하지만, 피아노는 이미 소리를 낼 수 있게 됐어!

지휘사

다행이네. 그 주인은......

게아노르

피아노의 다른 쪽 일은 생각하지 마렴.

백야관 주인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폐를 끼치는 것도 원치 않겠지.

에뮤사

맞아요, 우리는 살며시 들어와서, 음악회를 열고, 다시 살며시 나가야죠.

이제 돌아가서 준비를 해야겠어요.

맞다, 안화가 알려주었는데, 양관 안에는 다른 위협이 있으니, 우리에게 겸사겸사 청소해달라 부탁했어요!

만약 흩어진 피아노의 봉인을 본다면, 대장과 게아노르씨에게 알릴 수 있어요.

사람들이 떠난 후.

문서비둘기

음......드디어 무사히 들어왔네! 그 신비한 악보는, 도대체 어디에 숨겨져 있는걸까?

에, 에에에?! 사람들은? 나 좀 기다려줘구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