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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카리오 생일스토리

-의오역 많음





촛불이 흔들렸고, 신단 앞에 창백한 인형이 서있었다.


이스카리오의 윤곽이 밝은 빛 속에 비추었다.


-지휘사

저기......


붉은 장미 한 송이가 교회의 긴 의자에 조용히 놓여있었고,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눈에서 불타고 있었다.



-이스카리오

지휘사? 오셨군요.


그가 몸을 돌리자, 시선이 자연스럽게 장미 위로 떨어졌다.


-이스카리오

아마도 교인이 교회의 축복 기도 이후에 남겨둔 선물이겠죠.

음, 신께 바치는 선물로요.



>너한테 주는 건 줄 알았어


>신에게 바치는 선물을 어떻게 여기에 둘 수 있겠어?






-







-이스카리오

참, 지휘사, 당신이 절 찾아오신건, 그저 장미의 이유에 대해 묻기 위해선가요?


-지휘사

아, 오늘은 네 생일이잖아, 그래서......


말을 하려다 멈추었다.


앞에 있는 이 고상하고 냉담한 신관이, 정말 자신의 생일을 신경쓸까?



-이스카리오

그건 세속적인 기념일이죠.


사람들이 자신이 태어난 날을 축하하는 것을 좋아하는건,

생명의 강림에는 항상 기쁨과 영광이 수반하기 때문이고,

그러기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후의 생명에서 무수히 그리워할 것 입니다,

어쩌면, 더 이상은 그렇게 순수하고 아름다운 날이 없기 때문이겠죠.



지휘사, 할 말이 있으신 것 같네요.



>확실히 할 말이 있어


>별로 중요한 일은 아냐......






-







-이스카리오

제가 알고있는 각하에 따르면, 이런 말 때문에 망설이는 사람이 아니죠.


-지휘사

사실 그 뿐만 아니라, 너한테 줄 선물도 가져왔어.


손 안에는 이스카리오의 이름이 새겨진 도장이 놓여 있었고,

얼음처럼 차디찬 돌이 지금은 희미하게 따뜻한 열기를 발산하고 있었다,

어쩌면 눈 앞의 이 신관의 눈빛이 주는 부담 때문일까?


......더 좋은 작품을 직접 조각해서 그에게 줘야 할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능력을 고려하면, 아마 간단한 방향에서 시작해야겠지?


-이스카리오

직접 조각하신건가요? 이건 제 필적 같군요.


추측해보자면, 세츠씨가 당신에게 준 건가요?

하지만 싸인을 받으려면, 세레스 수녀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네요.


-지휘사

응, 왜냐면 이스카리오의 싸인이 예쁘잖아.



-이스카리오

과연, 지휘사는 교회의 모든 사람들과 사이좋게 지내시는군요.



그렇다면ㅡ저는요?


신관의 의미를 알 수 없는 눈빛을 보내왔다,

차갑고 또 집중하고 있었다.


-이스카리오

설마 생각해 보신 적이 없는 건가요, 제게 직접 물어보는건?



>미리 알려주면 선물이라고 할 수 없잖아


>그렇게 말하면 내가 좀 난처한데






-







그는 선물을 받았고, 손 안에 쥐고 가볍고 부드럽게 만지작 거리는게,

태도가 애매하고 은밀했다.


-이스카리오

우선 이곳을 떠나죠, 이 곳은 이야기를 나누기에 적합한 곳이 아닙니다.



-




교회를 떠난 후, 나오자마자 수척한 그림자가 언뜻 보였고,

소녀는 꽃 한 바구니를 들고 있었다.


신관을 마주하고 시선을 피하는 그 모습, 그리고 꽃바구니에 익숙한 장미는,

그녀가 온 이유를 짐작하기 어렵지 않았다.



-이스카리오

가죠.


-지휘사

그치만......


그는 이 모든 것을 보고도 못 본 체하는 것 같았다.


소녀도 아마 무언가 알아차렸는지, 꽃바구니를 들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쳤다.


-이스카리오

지휘사, 혹시 이 곳에 당신의 발걸음을 묶어 둘 수 있는 무언가가 있나요?

자세한 내용을 듣고싶군요.


-지휘사

방금 그 여자아이, 널 찾아온 것 같아.


-이스카리오

오해하시고 있네요.

사실 그는 상당히 독실한 신도인데,

집에서 심은 꽃을 복음회를 주재하는 신관에게 주는 것 외에도,

가끔 교회에 와서 화단을 정리하는 일을 도와줍니다.


그녀와 당신이 온 이유는, 당연히 달라야 합니다.


정말일까? 하지만 이스카리오의 표정을 보면,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진 않다.



>난 아직 네가 받은 선물을 좋아하지 않을까봐 걱정이야


>그렇구나......






-







-지휘사

......괜찮아, 사실 네가 이 선물을 받아주는 것만으로도, 난 정말 만족해.



-이스카리오

이미 "만족"을......하셨나요?


그게 아마 바로, 당신이 제일 부러움을 사는 곳이겠죠.


사람들은 늘 강제로 회전하는 톱니바퀴처럼, 평범하게 의미를 찾고 있지만,

마음은 채워지지 않는 심연과 같습니다......


이 때문에 일어난 욕망, 또 어쩌면 소망은,

결국 자신도 모르게 자신을 속박하는 고삐가 되고 말죠.


하지만 지휘사, 당신은 자신을 마지못해서가 아니라, 진정으로, 간단하게 만족을 느낍니다, 그렇죠?


신관은 대답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그의 창백한 손을 앞으로 뻗었고,

차가운 손끝이 막을 틈 없이 내 이마에 닿았을 때,

약하게 찌르는 듯한 아픈 느낌은, 어쩌면 환각일지도 모른다.


대낮의 햇빛은 신관의 그림자를 그려냈고, 그림자마저 차가웠다.


마치 정면으로 빙하에 충돌한 것 같았다.



-이스카리오

이렇게 계속하죠ㅡ


저는 당신을 지켜볼 겁니다, 당신이......더 이상 만족하지 않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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